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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소개/화제인물

일본인에게 독살당할까봐 보온병 물만 마셨던 소녀 덕혜

by inmul-store 2021.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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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5, 일본 가쿠슈인 학교에 한 소녀가 있었다.

 

소녀는 특이하게 학교를 다니는 내내 보온병을 가지고 다녔는데,

 

학교에서 오직 이 보온병에 든 물만 마시며 지냈다.

 

어쩌다, 그녀는 보온병에든 물만 마시게 된 걸까?

 

때는 6년 전 1919,

 

소녀의 아버지가 갑자기 죽었다.

 

아버지의 시체는 팔다리가 엄청나게 부어올라서 사람들이 바지를 찢을 정도였고,

 

입안에 이가 모두 빠지고, 혀가 닳아 없어져 있었다.

 

소녀는 아버지의 죽음을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아버지의 죽음 앞에 확실한 사실 하나는, 일본인이 소녀의 아버지를 죽였다는 것이다.

 

소녀는 두려웠다.

 

왜냐하면 가쿠슈인 일본 학교에서 일본인이 아닌 사람은 소녀 한 명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녀는 자기도 언젠가 아버지처럼 일본인으로부터 죽임을 당할 거라는 생각이 머리에 떠나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생각 끝에 결국 소녀는 정신분열증(조현병)을 앓게 된다.

 

처음에 소녀의 조현병 증세는 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일본인 남자와 결혼도 하고, 둘 사이에 마사에라는 딸도 낳았다.

 

하지만, 소녀가 엄마가 된 후 다시금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일본인이 나를 죽일 것이다. 아버지처럼 결국 나를 죽여버릴 것이다.”

 

그렇게 소녀의 정신분열증은 점점 심해지게 되고, 일본인 남편에 의해 일본의 한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거기서 소녀는 16년 동안이나 입원하며 세월을 보내게 된다.

 

*

 

한때 덕수궁의 꽃이라 불렸던 조선에서 온 아이.

 

가쿠슈인 학교에서부터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될 때까지 항상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어 했던 이 소녀의 이름은,

 

조선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이다.

 

덕혜는 13살의 나이에 조선에서 일본으로 끌려오게 된다.

 

아버지 고종은 독살로 죽게되고, 함께 살던 어머니가 일본에서 유방암으로 죽게 되자

 

덕혜는 10대에 몽유병과 정신분열증을 일으키게 된다.

 

정신분열 초기에는 그녀의 증상이 심하지 않았는데,

 

일본의 데이메이 황후는 덕혜와 일본인 소 다케유키를 강제로 결혼시켜 버린다.

 

여기서 덕혜는 딸 마사에를 낳은 뒤 정신분열증이 더욱 심해지게 되어 일본의 마쓰자와(松澤) 도립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남편 소 다케유키와도 합의하에 이혼하게 된다.

 

그렇게 덕혜는 16년동안 정신병원에 입원하다가

 

1962년에 기자 김을한의 노력으로 한국에 되돌아오게 된다.

 

창덕궁으로 돌아온 그녀는 가끔씩 제정신으로 돌아왔다고 하는데,

 

그때 그녀가 썼던 글씨가 있는데 다음과 같다.

 

나는 (창덕궁) 낙선재(樂善齋)에서 오래오래 살고 싶어요.

전하, 비전하가 보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우리나라

이구 씨(영친왕 둘째 아들) 가 보고 싶어요

 

한 많은 인생을 살던 덕혜옹주는 자신이 바라던 것 처럼

 

낙선재에서 오래오래 살다가 1989년에 숨을 거두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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